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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입니다. 기존의 현금이나 은행 예금과 달리, CBDC는 전자적 형태로 저장되며,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 기술(DLT)을 기반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CBDC는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중앙은행의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화폐로 기능합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는 달리 중앙은행이 통제하므로 가격 변동성이 없고, 법적 지급 수단으로 인정됩니다.
CBDC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소매형 CBDC(Retail CBDC): 일반 국민이 일상적인 결제나 거래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현금과 유사한 역할을 합니다.
2. 기관형 CBDC(Wholesale CBDC): 금융기관 간 대규모 자금 거래나 결제에 사용되며, 지급준비금과 유사한 기능을 합니다.
한국은행은 2020년부터 CBDC 연구를 시작했으며,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 테스트는 최대 10만 명이 참여하며, 7개 주요 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농협, 부산)이 예금 토큰을 발행해 편의점, 마트, 온라인 쇼핑 등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디지털 경제 전환과 현금 사용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보입니다.
CBDC 시행 시 장점
1. 지급결제 효율성 향상
CBDC는 송금 수수료가 낮거나 없으며, 거래 속도가 빠릅니다. 특히 국경 간 결제에서 기존 시스템보다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주 노동자가 해외로 송금할 때 높은 수수료(10~20%)를 줄일 수 있어 사회적 약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입니다. 한국은행의 테스트에서도 QR코드 결제와 같은 직관적인 방식으로 국민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2. 금융 포용성 증대
은행 계좌가 없거나 전자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 소외 계층도 CBDC를 통해 디지털 결제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높은 금융 포용도를 자랑하지만, 디지털 바우처(교육, 복지 등)를 CBDC로 제공함으로써 소외 계층의 금융 서비스 이용을 더욱 촉진할 수 있습니다.
3. 현금 사용 감소 대응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CBDC는 현금의 대체재로 작용하며, 도난이나 분실 위험을 줄이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입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 인터넷 연결 없이도 오프라인 거래가 가능하도록 설계될 수 있어 안정적인 결제 수단이 됩니다.
4. 통화 정책 효과 강화
중앙은행은 CBDC를 통해 통화 공급과 유통을 보다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거나 특정 조건(유통기한 등)을 설정해 소비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는 디플레이션 완화나 내수 진작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5.불법 거래 억제
CBDC는 거래 내역이 디지털로 기록되므로 자금 세탁, 탈세, 테러 자금 조달 같은 불법 활동을 추적하기 용이합니다. 이는 금융 시스템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CBDC 시행 시 부작용
1. 개인정보 침해 우려
CBDC는 디지털 지갑을 통해 거래되며, 모든 거래가 기록됩니다. 이는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개인의 금융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사생활 침해 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기술적·법적 해결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2. 은행 시스템의 불안정성
CBDC가 현금이나 예금의 대체재로 작용하면, 시중은행의 예금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과 수익성을 약화시키고, 극단적으로는 디지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CBDC를 소액 결제용으로 제한하거나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3. 디지털 격차 심화
CBDC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에게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가 발달했지만, 여전히 디지털 소외 계층이 존재하며, 이들의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 정책이 필요합니다.
4. 불법 거래의 새로운 경로
익명성을 일부 보장하는 CBDC 설계가 도입될 경우, 지하 경제나 불법 자금 유통이 오히려 쉬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의 감독 부담을 늘리고, 자금 세탁 방지(AML) 및 테러 자금 조달 방지(CFT) 규제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5. 기술적 위험
CBDC 시스템은 사이버 공격, 정전, 통신망 마비와 같은 기술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분산원장 기술과 토큰화를 활용해 보안성을 높이고 있지만, 대규모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의 CBDC 현황과 전망
한국은행은 2020년부터 CBDC 연구를 본격화했으며, 2021~2022년에는 송금·결제 모의실험을 진행했습니다. 2025년 "프로젝트 한강"은 국민이 직접 CBDC를 체험할 수 있는 첫 실거래 테스트로, 디지털 바우처 관리 플랫폼을 통해 교육, 문화, 복지 분야에서 활용성을 검증합니다. 참여 은행들은 예금 토큰을 발행하며, 예금자 보호 제도를 적용해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CBDC의 전면 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현금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민간 결제 서비스(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가 발달한 한국의 특성상 CBDC 도입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CBDC 발행 금지(트럼프 행정부, 2025년 1월)와 같은 글로벌 동향도 한국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론
CBDC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결제 효율성, 금융 포용성, 통화 정책 효과를 강화할 잠재력을 지닙니다. 한국의 경우, 발달한 금융 인프라와 민간 결제 서비스를 고려할 때 CBDC는 현금의 보완재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은행 시스템 안정성, 디지털 격차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기술적·법적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프로젝트 한강"의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은행은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며 신중히 CBDC 도입을 검토할 것입니다.